피지컬 AI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로봇이 요리하고, 설거지하고, 춤을 추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죠.
하지만 그 대부분은 여전히 데모 단계입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경우는 아직 드물어요.
플라잎은 그 경계를 넘고 있는 회사입니다. 강화학습 기반 정밀 체결을 이미 양산 라인에 적용했고, 지금은 완전 자율형 로봇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어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태영님을 만나, 플라잎의 시작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태영: 안녕하세요. 플라잎 대표 정태영입니다. 로봇 산업에서 7~8년간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2020년에 플라잎을 창업했어요. 아이언맨의 로봇팔처럼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자비스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 완전 자율형 로봇을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Q. 요즘 가장 많이 하시는 고민은 뭔가요?
태영: 지금 전 세계에서 피지컬 AI가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출근길마다 유튜브를 틀어두고 추세를 파악하는데, 일주일 단위로 정말 많은 것들이 업데이트되는 걸 느껴요. 대부분 해외에서 나오는 것들인데, 그런 기술들을 국내에서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 나오는 것들 대부분이 데모 단계예요. 실제 제조 현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희는 그걸 실제 양산 라인까지 넣고 있어요. 이게 PLAiF의 차별점입니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있어요. 팀에 기술 요소들은 다 갖추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확신만큼 고민도 깊어지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걸 집중시켜 줄 리소스가 부족하다는 거죠. 결국 자본이 필요한데, 자본을 모으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미래의 가능성, 그리고 지금 당장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 이번 워크숍에서 그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는 원천이 될 10가지 태스크를 정의하려고 합니다.
Q. 방금 10가지 태스크 얘기가 나왔는데, 혹시 그중에 살짝 공개해 주실 수 있는 게 있을까요?
태영: 버티컬한 제조 분야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은 사이즈도 크고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들어요.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에 대한 검증도 아직 물음표가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제조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제조 환경에 맞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올해 안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플라잎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완전 자율형 로봇'인데요. 그게 실현된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요?
태영: 창업할 때 영감을 받은 게 아이언맨의 로봇팔이에요. 토니 스타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그걸 인식해서 아크 원자로를 직접 건네주는 장면 — 상호작용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이 저는 너무 만들고 싶었어요.
얼마 전엔 구글에서 탁상형 로봇이 사람이 책을 보면 알아서 불빛을 비춰주는 걸 봤어요. 행동 하나로도 사람과 굉장히 잘 상호작용이 되더라고요. 저희는 거기에 더해서 일도 잘해주는 로봇을 원합니다. 감정이 있으면서 일도 잘하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로봇. 그게 플라잎이 지향하는 완전 자율형 로봇입니다.
Q. 솔직히 완전 자율형 로봇, 쉽지 않은 목표 같아요.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온다고 믿는 이유가 뭔가요?
태영: 매일 세상을 보면 그런 요소들이 파편적으로 다 보여요. 결국 그 재료들이 쌓이면 조합해서 만들면 되는 거거든요. 예를 들면 챗GPT만 해도, 지금은 목소리 톤도 다 달라지고 억양도 생겼잖아요. 근데 정말 소름 끼쳤던 게, 몇 달 전에 차 타고 오면서 GPT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얘가 갑자기 웃더라고요. 그래서 '너 감정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지만 — 감정이 없어도 그렇게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본 거잖아요. 로봇의 감정도 그렇게 구현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것도 재료고, VLA 모델도 재료고, 저희가 하는 정밀 체결도 재료예요. 이 세 가지를 합쳐보면 — 감정이 있으면서 일도 잘하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로봇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건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그 목표까지 한 번에 가기는 어려울 텐데요. 지금 플라잎은 그 여정의 어느 단계에 있나요?
태영: 저는 자체적으로 레벨 5 체계를 정리했습니다.
Lv.1 하이레벨 제어 — 강화학습·딥러닝 기반으로 조립·체결 작업을 정확하게 수행. 로컬·온라인 환경 융합 학습을 통해 유연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단계
Lv.2 비전·언어 기반 제어 — 카메라로 작업 대상을 인식하고 음성·텍스트 명령을 이해하는 고수준 제어. 텍스트 기반 언어 제어 모델을 개발하고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로 확장하는 단계
Lv.3 스킬 파운데이션 모델 —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킬 단위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 새로운 작업에도 최소한의 학습으로 적응 가능한 단계
Lv.4 자율 학습 — 로봇이 외부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하고 새로운 스킬을 학습. 경험 중심의 자기발전형 학습으로 진화하는 단계
Lv.5 완전 자율형 로봇 — 환경 변화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 로봇 간 경험을 공유하며 전체로 확산되는 단계
현재 플라잎은 Lv.1.5 단계에 있습니다. 강화학습 기반 정밀 체결은 이미 상용화를 완료했고, 지금은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 개발을 진행하며 Lv.2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로봇이 공장에 들어온 게 수십 년인데, 여전히 사람 손을 대체 못 하는 공정이 있잖아요. 왜 아직 해결이 안 되었을까요?
태영: 저는 로봇 산업에서 직접 7~8년을 일했어요. 로봇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셋업하고 양산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 환경이 변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기존 로봇은 훌륭합니다. 문제는 환경이 1mm만 바뀌어도 로봇이 멈춘다는 거예요. 그 무한대에 가까운 케이스들을 프로그램으로 다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AI 없이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예요. 저희가 타겟팅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고, 그 첫 번째가 조립·체결 분야입니다.
Q.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 제조 현장에서 사람이 반복 노동을 하고 있어요. 처음 그 장면을 직접 봤을 때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
태영: 현장에 가보면 표정에서 활기가 잘 느껴지지 않아요. 오는 제품을 집어서 정해진 자리에 조립하는 일을 하루 종일 반복하는 거거든요. 창의적으로 상상하고 실현하는 게 인간의 본질인데, 그것과 너무 거리가 먼 모습이었어요. 이 사람들이 다른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더 잘 쓸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한편으로는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거 아니냐는 불안도 크잖아요. 태영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태영: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역사가 증명해요. 엔진이 생기기 전에는 마구간과 마부가 있었고, 자동차가 생기면서 그 자리는 없어졌지만 자동차 정비소와 정비사가 생겼죠. AI가 생기면서 없어지는 직종만큼, 새로운 직종이 생깁니다. 데이터 수집, 학습 센터 구축, 로봇 유지보수 같은 것들이요.
더 나아가면 — 지금 우리가 특이점의 입구에 있는 것 같아요. 이 특이점을 넘으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가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상치 못한 직업들이 엄청나게 나올 거예요.
물론 세상이 정말 크게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 앞에서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세상이 결국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믿어요. 플라잎이 만들어가는 로봇이 그 방향을 함께 만들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Q. AI 스터디를 하다가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하셨는데요. 스터디를 하다가 창업까지 간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정확히 어떤 순간에 "이걸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셨어요?
태영: 5~6년 회사를 다니다 보면 어느 정도 수렴이 되거든요. 저는 반복 작업을 정말 싫어하는데, 7~8년 동안 로봇 개발, 셋업, 양산을 반복하다 보니 그게 딱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딥러닝 스터디를 하게 됐는데, '이걸 로봇에 적용하면 기존에 내가 해오던 것들의 비용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창업의 기술적 계기였습니다.
근데 기술적 확신만으로 창업을 결심하기엔 쉽지 않잖아요. 그때 스터디를 오가던 길에 스크린 골프장 플래카드가 하나 있었어요. 거기 적힌 문구가 '가슴이 뛰는 삶을 살련다.'였는데, 매번 그 앞을 지나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즈음에 제가 존경하는 선배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내가 너라면 한다. 인생을 살아보니까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안 해보고 후회할 때가 더 크더라. 실패해도 먹고살 수는 있지 않냐"고요. 그 말 한마디가 결정적이었습니다.
Q. 창업하고 나서 '이 방향이 맞다'고 확신하게 된 순간이 언제였나요?
태영: 저희가 너무 일찍 시작했어요. 피지컬 AI가 개화되지 않았을 때 시작했으니까, 사람들이 잘 모르고, 투자도 거의 못 받았죠. 그런데 최근 들어 투자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지금 함께할수록 더 큰 가능성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곳들이 생긴 거예요. 그게 저한테는 가장 큰 확신이었습니다. 결국 시장이 저희 기술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봐 준 거라고 생각해요.
Q. 그 투자사들은 플라잎의 어떤 점을 보고 그런 결정을 한 걸까요?
태영: 초기에는 '이 시장에 진짜 문제가 있는가, 경쟁력이 있는가, 팀이 이걸 풀 수 있는가'를 봅니다. 저희는 그 단계를 넘었으니, 이제는 '시장에서 정말 먹히고 있는가, 확산되는가, 그 다음은 뭘 꿈꾸는가'가 기준이 되죠. 저희 기술이 시장에서 먹히고 있고, 확산을 준비하고 있고, 다음 단계 전략에 투자사들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Q. 궁금한 게 생겼어요. 플라잎답게 일한다는 건 어떤 건가요?
태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두 가지예요. 자율성과 책임감을 함께 가져가는 것, 그리고 의미 있는 실패를 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에서 하는 모든 건 실패투성이거든요. 그 실패가 의미 있으려면 충분히 해봤다는 게 전제가 돼야 해요. 대충 해보다 안 되면 그냥 넘어가는 건 저는 용납이 안 되지만, 정말 끝까지 해봤는데 안 됐다면 그건 다시 기회를 줍니다.
얼마 전에 한 팀원이 20일 넘게 거의 매일 나와서 전력을 다했는데 결과가 잘 안 나왔어요. 그분한테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본인이 선택하게 했어요. 그만큼 압축적으로 해봤다면, 뭐가 안 됐는지도 누구보다 잘 아는 거거든요. 다음 무언가를 하게 됐을 때 가장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 실패했다고 끝이 아니라, 그 과정이 쌓여서 결국 더 빠르게 가게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잘됐던 것보다 실패한 게 더 많이 남는다고들 하잖아요. 지금까지 가장 크게 실패한 시도가 있다면요?
태영: 물류 분야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든 게 가장 큰 실패이자 의미 있는 전환이었습니다. 국내에서 거의 최초로 시도하면서 정말 많은 데이터를 넣고, 상당한 비용을 투자했어요. 그런데 해보고 나니 상업적으로도, 미래 지향적으로도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었죠.
지금 보면 접은 게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류는 진입 장벽이 낮고 이미 플레이어도 많았어요. 시장 구조상 자동화보다 사람이 더 효율적인 분야이기도 했고요. 반면 제조업은 시장의 크기도, 자동화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도 압도적으로 컸어요.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Q. 지금 가장 잘하는 것과 아직 부족한 것이 있다면요?
태영: 잘하는 것은 — 피지컬 AI로 제조 분야 양산 라인까지 들어가는 게 국내에서 저희가 처음이에요. 양산 라인에 들어가는 건 기술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현장에 대한 이해와 현장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한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에요. 같은 조립·체결을 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따라 할 수는 있어도 우리만큼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99%의 성능을 내는 것과 70~80%를 내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그 나머지를 채워내는 게 결국 현장 경험에서 나오거든요.
부족한 것은 — 엔지니어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마주하는 일이 많아요. 현장 경험이 쌓여가고 있지만 아직은 더 필요하고, 지금은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최적화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Q. 잘 해내는 사람과 결국 맞지 않아 떠난 사람의 차이가 뭔가요?
태영: 끝까지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입니다. 실력이 50밖에 안 되더라도 나머지 50을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하는 사람 — 그런 사람들은 정말 존중하고 필요한 건 다 지원해 주려고 합니다. 반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해결하려 하고, 결과가 안 나오면 다른 걸 해보겠다는 사람은 존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내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마지막 5%예요. 95%까지는 누구나 닿을 수 있어요. 근데 실제 현장에서는 그 마지막 5%가 결과를 가르거든요. 그 5%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집착과 노력 — 그게 쌓일 때 진짜 차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급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전체 체계를 잘 만드는 사람이 더 중요해요. 다만 근본은 같습니다. 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하는 태도가 먼저예요.
Q. 한편, 들어와서 눈에 띄게 빠르게 성장한 분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이었나요?
태영: 물불을 안 가리는 사람입니다. 데드라인을 줘도 '시간 더 주세요'가 없고, 그냥 해요. 그런 사람이 1년 정도 지나면 미친 듯이 발전합니다. 엔지니어들은 보통 데이터와 근거 기반으로 생각하다 보니 '안 된다'는 결론에 빨리 수렴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항상 "남들이 다 못하니까 우리가 하는 건데, 안 되는 거에서 되는 포인트를 찾아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합니다. 그런 사고방식으로 전환이 되는 사람이 빠르게 성장합니다.
Q. 솔직하게, 플라잎이 맞지 않는 사람 유형이 있다면요?
태영: 끈기 없는 사람이 안 맞습니다. 이거 해보다 안 될 것 같으면 저거 해보고, 더 좋은 모델 나왔으니까 이거 해보겠다는 식으로 중간에 계속 바꾸는 사람이요. 뭐든 끝장을 봐야 합니다. 80%까지 왔는데 나머지 20%가 힘들어 보인다고 방향을 바꾸는 게 아니라, 그 20%를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해요. 어중간한 걸 저는 정말 싫어합니다.
Q. 세상에 회사가 정말 많은데, 그중에 플라잎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태영: 많은 AI·로봇 스타트업들이 "이런 걸 만들 수 있어요"라는 시연 단계에서 멈춥니다. 플라잎은 다릅니다. 실제로 공장에 들어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예요. 그래서 여기서는 모델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로봇이 움직이고, 고객이 쓰고, 문제가 터지고, 그걸 다시 고치는 전체 사이클을 경험하게 됩니다. 개발부터 실제 현장 배포까지 — 이 경험은 어디서도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플라잎이 만들어가려는 완전 자율형 로봇이라는 비전에 공감한다면, 그 방향 안에서 자율성 있게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그 비전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건 웬만하면 다 지원해주려고 합니다.
Q. 지금 플라잎에 있는 사람들은 왜 계속 여기 있는 것 같나요?
태영: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자기가 원하는 일이 여기 있다는 것. 피지컬 AI라는 분야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 방향에 공감하기 때문에 있는 거죠. 개발부터 실제 현장 배포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직접 이끌면서 느끼는 성취감도 크고요.
또 하나는 동료들입니다. 저는 항상 "새로 합류한 팀원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우리 모두가 함께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그게 어느 정도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모르는 게 생기면 언제든 물어볼 수 있고, 실력 있는 동료들이 기꺼이 답해주는 환경이거든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밀도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느끼는 분들이 계속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Q. 플라잎이 성공한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때 태영님은 어떤 사람이 되어 있고 싶으세요? 그리고 플라잎은 어떤 회사가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태영: 저는 인류의 발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정말 커요. 개인적으로는 그 끝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 언젠가는 저 자신을 디지털화해서라도 인류가 어디까지 가는지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미래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크다는 거겠죠.
회사 차원으로는 플라잎을 그룹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제가 꿈꾸는 로봇들이 곳곳에서 사람과 호흡하고, 반복적인 일을 함께 해주는 세상 — 10년 후엔 그 세상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 있으면 좋겠고, 플라잎이 그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회사가 되어 있으면 합니다.
Q. 지금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분 중에, 완전 자율형 로봇이라는 목표에 가슴이 뛰는 분이 있다면 —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태영: 이상과 현실은 굉장히 차이가 큽니다. 이상을 보고 일하다 보면 실망도 커지고, 그 실망 때문에 타협하게 되거든요. 근데 저는 그 타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아직 100이라면 10~20 정도밖에 오지 않았지만,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고 한 단계씩 착실하게 밟아나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뛴다면, 그 나머지 단계를 저희와 함께 밟아나갔으면 합니다.